유대절기 관습

이스라엘의 토속 신앙과 민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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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식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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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토속 신앙과 민속

- 유대인을 중심으로 -

                                                                                                                            김 종식

 

. 서론

   

유일신을 섬기는 이스라엘 유대인들에게 토속신앙이 있다면 모순이겠지만, 실제로는 성경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성경에 반하는 민속과 종교적 행태는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랍비들도 인식하고 있지만, 워낙 다양한 문화권에서 수 천년이나 서로 흩어져 살다가 모인 민족이므로 오히려 그 다양성을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엄격한 율법서 토라가 존재하고 있고, 그들의 생활 지침서격인 탈무드가 있는데도 다양성이 인정되고 있다는 말은 또 무엇인가? 여기에 대해서는 탈무드가 정확하게 답을 해 주고 있다. 즉 탈무드는 이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가르치고 있다.

어느 마을에 가든지 그 마을의 관습을 존중하라. 예를 들면 모세는 천국(시내산)에 올라갔을 때 40일 동안 음식을 먹지 않았다. 반대로 하늘에서 내려 온 세 천사는 아브라함을 만나 함께 식사를 하였다. 이들은 모두 현지의 관습을 존중하고 그것을 따른 것이다.”(탈무드 Baba Metzia 86b)

역사적으로 유대인들은 현지의 풍습과 율법이 충돌될 경우, 심지어 풍습을 우선시한 때도 가끔 있었다(Soferim 14:18). 전 세계에 흩어져 산 기간이 워낙 길고 속하여 살았던 문화권도 다양하여 그런 일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기독교인이 바라보는 이스라엘 민족의 민속과 토속신앙은 이들이 과연 선민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아슬아슬하기까지 하다. 다만 이들의 토속신앙과 민속은 유일신 예배를 뛰어 넘을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는 점에서 다행스러울 뿐이다.

이스라엘에는 유대인 외에도 아랍족과 다른 소수의 민족들이 섞여서 살고 있다. 여기에서는 유대인에 대한 연구로 제한한다. 동시에 미국이나 외국에 거주하는 유대인이 아닌 이스라엘내의 유대인을 중심으로 연구하였다.

그리고 신약을 믿는 기독교인 입장에서는 비록 이해하기 어렵더라도 유대인들이 아직 신약을 읽거나 믿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여 본 연구에서는 구약성경대로 지켜지고 있는 과제들은 연구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즉 할례의식(17:10), 쉐마 구절을 문설주에 써 붙이기(6;9), 무교절 직전의 누룩 치우기(12:15), 머리 가를 둥글게 깎지 않기(19:27)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성경에 나와 있지는 않지만 성경에서 비롯된 유대인들의 민속이나 관습은 기독교인으로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므로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동시에 탈무드와 카발라철학에서 비롯된 민속이나 토속적인 신앙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그 후에 소위 다른 문화권에서 말하는 순수 토속신앙이나 미신에 대해 다루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성경에 분명히 나와 있는데도 유대인들이 행하지 않는 의식이나 행동들을 이번 기회에 살펴 봄으로서 그들에 대한 이해를 돕도록 하였다.

연구 내용은 주로 필자가 번역한 유대인들은 왜?”라는 책에서 인용하였으며, 일부는 박물관을 준비하면서 만난 랍비 또는 서기관들로부터 듣거나 배운 내용도 포함하였다.

 

. 토속신앙과 민속

 

1. 성경에서 비롯된 토속신앙과 민속

. 장례식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토속신앙이나 민속이 가장 확연하게 나타나는 의식은 장례식이나 결혼식일 것이다. 인생사에서 가장 중요한 의식인 만큼 서툴게 행동했다가 낭패를 당하지나 않을까 우려되기도 하지만, 주위의 어른들이 간섭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유대인의 경우에도 장례에서 우리가 이해하기 힘든 여러 의식들을 치루는데 먼저, 사람이 죽으면 시신을 눕힌 후 주변 바닥에 물을 뿌린다. 이런 행동은 성경에서 비롯된 일종의 신앙으로서 성경시대에는 사람이나 국가가 어떤 일에 대해 죄책감을 느낄 때 눈물을 뿌리면서 그 감정을 표현했다. 하나님의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했을 때(20:26), 또는 재난을 당했을 때(1:13) 그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눈물을 뿌렸던 것이다.

이러한 풍습은 점차 변질되어 누군가가 죽었다는 신호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더 혹독하게는 죽은 사람의 영혼이 배은망덕한 친인척들을 괴롭히지 못하게 하는 수단으로도 사용되었다. 이러한 관습들은 중세시대에 시작된 것이지만, 여러 문화권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이루어져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 이런 신앙은 원시사회에서 영혼이 물을 보면 그냥 지나가지 않으며, 만약 그냥 지나가려고 하면 물에 빠지고 만다는 믿음과도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믿음은 장례의 다른 부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즉 관을 무덤 속에 내리자마자 즉시 흙을 덮고 무덤을 메우는 것도 죽은 사람의 영혼이 도로 돌아와 그가 생전에 싫어했던 사람들을 해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중세시대에는 유대인들도 귀신의 힘을 믿었으므로 다른 민족들이 했던 것처럼 무덤 위에 막대기나 돌, 또는 풀을 던지기도 하였다.

장례식이나 묘지에 갔다 왔을 경우 한국에서는 자기 집 대문밖에 서서 가족에게 소금을 달라고 해서 몸에 뿌리는데, 유대인들은 손을 씻는다. 손을 씻는 장소는 묘지를 떠나면서 씻기도 하지만, 집으로 돌아와 집안으로 들어서기 전에 씻기도 한다. 집 앞에서는 가까운 친구나 이웃이 현관이나 대문 앞에 물주전자를 놓아 두면 그 물을 이용한다. 이런 믿음은 성경의 정결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고대 유대인들은 죽은 사람의 몸에 가까이 가면 부정하여지고, 손을 씻으면 다시 정결해진다고 믿었다. 그러나 이 정결의식은 변질되어 악마가 죽은 사람을 따라 무덤 주위까지 와서 돌아다니므로 장례식에 참석한 후에 손을 씻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 결혼식

컴뮤니티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일반적으로 유대인들은 밤에 결혼식을 하는데, 이것도 성경에서 비롯된 것이다. 낮에는 날씨가 더우므로 밤에 결혼식을 하는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고, 또 하루의 시작이 저녁이므로 저녁에 결혼식을 하는 것으로 아는 사람이 많지만 유대인들은 저녁이 아니라 아예 밤에 결혼식을 한다. 필자도 처음에는 결혼식이 저녁에 열리는 줄 알고 7시경에 도착했으나 식장에는 직원들 뿐이었다. 8시가 지나서야 신랑과 신부 그리고 가족들이 도착하였고, 결혼식은 9시경에 시작되었다.

유대인들이 결혼식을 밤에 하는 이유는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과 관련이 깊다.내가 네게 큰 복을 주고 네 씨로 크게 성하여 하늘의 별과 같고 바닷가의 모래와 같게 하리니”(22:17)

결혼식은 젊은 남녀가 만나 창조의 섭리대로 자손을 늘리려는 거룩한 의식으로서 선조 아브라함에게 하신 하나님의 번성 약속을 떠올리려면 별이 빛나는 밤이 어울리는 것이다. 그러나 성경에는 밤에 결혼식을 하라는 율법이나 지시가 없으므로 아브라함이 오늘날 유대인 결혼식에 오신다면 왜 밤에 결혼식을 하느냐고 물으실 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리고 유대인들은 후파라는 천막 아래서 결혼식을 하는데, ‘지붕위의 바이올린이라는 영화에서도 아버지가 장성한 딸을 떠나 보내면서 네가 어디 가서 살든지 결혼식은 꼭 후파 아래서 하라고 당부하는 장면이 마지막 부분에 나온다.

유대인들이 비단이나 벨벳으로 만든 천막을 네 기둥으로 떠 받친 후파 아래서 결혼식을 하는 이유는 고대 이스라엘 민족이 출애굽 당시에 사용했던 초막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우리 부부가 아무리 행복하더라도 선조들이 광야에서 사십년 동안 초막에서 살았던 것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는 것이다. 동시에 이스라엘을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인도하신 하나님이 새로 출발하는 우리 가정을 보호해 주실 것을 믿는다는 표현이기도 하다. 이런 의식은 성경에서 비롯된 것이기는 하지만 성경이 그렇게 하도록 가르치지는 않았다. 따라서 기독교인의 눈에는 그들만의 토속적 의식으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유대인들은 결혼식을 주로 화요일에 하게 되는데, 이것도 성경에서 비롯된 믿음 때문이다. 즉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에 특별히 셋째 날에는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라는 말이 두 번 기록되어 있는데(1:10~12), 한 주의 셋째 날은 화요일이다.

 

. 엘리야 기대

유대인들은 구약 마지막 책인 말라기서 끝부분에 나오는 하나님의 약속 즉 보라 여호와의 크고 두려운 날이 이르기 전에 내가 선지자 엘리야를 너희에게 보내리니(4:5)”라는 말씀을 굳게 믿으므로 여기에서 비롯된 몇 가지 의식들이 지금도 행해지고 있다.

먼저 유월절 만찬에서는 엘리야를 위한 잔이 식탁 위에 놓이고, 식사후에 마무리 기도를 하고 나서는 이 잔에 포도주를 채운다. 이것은 모두 구약 성경에 나오는 디셉 사람 엘리야를 위한 것이다. 유대인들은 엘리야가 죽지 않고 회리바람을 타고 하늘로 올라 갔으므로 그가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엘리야가 오는 날에는 모든 백성과 나라가 평화를 되찾을 것이므로 그를 환영하는 마음으로 포도주를 채우는 것이다. 유월절 만찬이 끝난 후 현관물을 열어 두는 것도 만찬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엘리야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마음의 표현이다.

회당에서는 엘리야가 오시면 앉을 수 있도록 엘리야 의자를 준비하고 항상 비워 두는 곳도 있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이스라엘 회당 열곳 중 두세 곳에는 이런 의자가 놓여 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심결에 지나치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많은 회당 특히 중동계열 유대공동체의 회당에서 엘리야 의자를 많이 볼 수 있었으나 지금은 그 의미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 대부분 사라지고 말았다. 이와 같은 의미로 뜻있는 유대인들은 엘리야 의자를 벽에 걸어 두기도 하는데, 그것은 엘리야 의자가 항상 비어 있어야 하는데도 의미를 모르는 사람들이 종종 거기에 앉으므로 이런 잘못된 것을 피하기 위해 벽에 걸어 두는 것이다. 회당에 두는 엘리야 의자는 다리가 높고, 앉는 자리가 빨간 벨벳으로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회당에 놓이는 엘리야 의자가 할례 의식에도 등장하는데, 그것은 할례라는 아주 위험한 수술에서 아기가 안전할 수 있도록 평화의 엘리야께서 할례시간만에라도 오셔서 돌봐 주기를 바라는 믿음의 표현이다. 이런 행위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유대인들의 오랜 전승에 따른 것으로서 성경에는 나오지 않는 대목이다.

 

. 카파롯

이스라엘에서는 9월 중순경에 신년을 맞이하게 되는데, 신년을 지나면 열흘 후에 속죄일이 다가온다. 속죄일에는 성경에 나오는 여러 가지 의식들, 예를 들면 정결탕에서 미리 목욕을 하거나 하루 종일 죄를 회개하면서 금식을 한다.

유대인들은 지난 일년 동안 저지른 모든 죄 특히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성립된 죄를 가장 두려워하는데, 이 죄를 털어내기 위한 노력은 애처롭기까지 하다. 그 중에서 필자가 잊을 수 없는 한 가지는 카파롯이라는 의식이다. 속죄일 전날 예루살렘 재래시장에 갔을 때 많은 사람들이 구제금을 내고 그 영수증을 머리 위로 빙글빙글 돌리면서 대속 기도를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닭을 잡는 코너에서는 아직 살아 있는 닭을 가족들의 머리 위로 빙글빙글 돌리면서 지난 한 해 동안 지은 가족의 모든 죄를 닭에게 전가시키는 기도를 한 후 도살시키는 것이었다. 속죄일이 지난 다음에는 냇가로 나가 주머니를 뒤집어 떨면서 모든 죄가 이와같이 떨어져 나갔기를 기원하기도 한다.

이웃간의 잘못을 용서받기 위해서는 이웃을 찾아가 용서를 구하거나, 구제금을 내는 경우가 있다.

2. 탈무드와 카발라 철학에서 비롯된 민속과 토속신앙

. 손 씻기

유대인들은 음식을 먹기 전이나 예배를 드리기 전에 항상 손을 씻는다. 성경시대는 아직 탈무드가 문서로 작성되기 전이므로 성경에는 장로들의 유전이라고 나온다(15:2).

통곡의 벽에 들어갈 때는 입구 수도간에서 손을 씻는다. 가정의 안식일 만찬에서도 음식을 먹기 전에 손을 씻는 모습을 보게 된다. 특이한 점은 두 손잡이가 달린 물컵을 사용한다는 것인데, 이 컵으로는 사실 손의 더러움을 씻는다기 보다는 물을 적시는 의식을 행한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유대인들이 음식을 먹거나 기도를 하기 전에 손을 씻는 행위는 원래 정결의식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탈무드에 나온다. 유월절 만찬에서는 손을 씻는 순서가 아예 정해져 있으므로 그 집의 주부가 주전자를 들고 다니면서 가족들의 손에 물을 부어 주기도 한다.

 

. 안식일 규정

기독교인들은 사실 유대인들의 안식일 규정을 이해하기 어렵다. 구약성경이 말하는 안식일 규정은 주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인데 밭을 갈거나 수확하는 행위(34:21), 불을 피우는 행위(35:3), 땔감을 거두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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