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식관장칼럼

아브라함 링컨 시대의 영어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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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식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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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ww.segibak.or.kr  세계기독교박물관 성서사물 > 인터넷 골동품 경매에 관심있는 물건이 하나 올라 왔습니다. 1830년에 발간된 영어 성경 1권입니다. 아브라함 링컨의 사회 진출 초기에 발간된 것이라 저는 그걸 꼭 사고 싶었습니다. 어릴 때 읽은 책 중에 '링컨은 어머니로부터 성경책을 물려 받아 그걸 읽었다'는 내용이 있어서 감동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미리 입찰해 두면 가격이 올라 갈까봐 장바구니에만 담아 두고, 3일을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마감 3시간 전, 나는 일찌감치 퇴근하여 컴퓨터를 켜고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입찰 시작가격은 단돈 10만원, 이미 hdv라는 사람이 몇일 전부터 10만원에 입찰해 두었더군요. 마감시간이 2시간으로 다가오자 가격은 102,000원으로 올라 갔습니다. 잠시후 104,000원, 107,000원, 109,000원으로 올라 갔습니다. 드디어 10초전, 나는 222,000원을 써 내고 마감 되기를 바랬습니다.

그런데 마감이 임박하여 여러 사람이 달라 붙으면 시간이 3분씩 자동 연장 되기 때문에 그만 3분이 연장되고 말았습니다. 연장된 시간을 이용하여 다른 사람이 224,000원을 써 내었습니다. 순간 나는 이번 입찰이 빅 게임이 될 것으로 예감하고 10만원을 올려 312,000원을 써 내었습니다.
이렇게 하여 가격은 314,000원, 420,000원으로 올라갔고, 시간도 3분씩 계속 연장되어졌습니다. 드디어 sayan이라는 ID를 가진 사람이 666,000원을 써 내었습니다.

일반 관심자들은 이미 다 떨어져 나갔고, 나는 이 사람과 30분 동안 손 떨리는 경쟁을 벌였습니다. sayan이라는 사람도 이 책이 얼마나 필요하길래 거금을 부르면서 달라 붙을까 생각하니 안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내게도 꼭 필요한 것이었으므로 양보할 수 없었습니다.
내가 다시 10초전에 720,000원을 썼습니다. 이번에는 그 사람이 1,000,000원을 찍었습니다. 나는 가격이 너무 오르는 것을 우려하여 1,050,000원을 불렀습니다. 그랬더니 가격은 다시 1,300,000원으로 올랐습니다.

이제 마지막 3분이 남았습니다. 더 이상의 시간 연장은 없습니다. 내가 먼저 1,350,000원으로 올렸습니다. 나는 이제 최고 입찰자가 되었으므로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는 새로 응찰할 수 없습니다. 만약 그사람이 마지막 10초에 나보다 더 높은 가격을 써 내어 버리면 새로 써 낼 시간이 없어서 지게 되는 것이지요. 나는 급히 미리 딸 아이 이름으로 만들어 둔 제2의 ID로 이동 했습니다. 혹시 이 마지막 3분 동안에 전기가 나가거나, 인터넷이 끊어지거나, 인터넷이 느리게 뜨면 나는 끝장이었습니다.

마감 30초전, 경쟁자는 1,500,000만원을 써 내더군요. 이제 그 사람은 다시 응찰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것입니다. 이때 나는 느긋하게 웃으면서 딸 아이 ID로 1,510,000원을 써 넣었습니다. 최종 마감 2초전에...

입찰이 끝난 후 나는 값진 전시품을 얻게 되어 몹시 기뻤으나 정신을 차려 보니 낙찰 가격이 151만원이더군요. 달러로 1,600불....
도대체 이 ID를 가진 사람이 누구일가 싶어 그 동안 모아 둔 스크랲을 다 꺼내어 보았습니다. 아마도 송모라는 천주교 신자인듯 짐작되었습니다. 이미 천주교 서적 2천권, 기독교 서적 4천권, 기타 많은 책들을 인터넷에서 구입했다고 되어 있으니까요.

어쨌든 1830년에 발간된 영어 성경 하나를 구했으니 기쁜 날입니다. 176년 된 골동품이기도 하지만, 아브라함 링컨 시대의 성경책이라는데 더 중요한 가치가 있습니다. 이제 나는 이 책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종종 꺼내어 읽을 것입니다.

이 책은 링컨이 어머니로 물려 받은 바로 그 책은 아닐지라도 당시의 성경이 어떤 형태였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생각보다 작은 크기에 하드 카바, 그리고 빽빽한 글씨... 갈피 속에는 솔잎 하나와 작은 나무 부스러기도 들어 있습니다. 나뭇군의 성경이었을까요? 서부영화에서 나오는 집구조를 상상해 볼 때 아마도 읽다가 펴 둔 성경에 천정에서 부스러기가 떨어졌을 수도 있겠군요.

이 성경에 대한 자세한 스토리가 없어 아쉽기는 하지만, 링컨의 한 이웃이 사용하던 성경이라 생각하고 아끼도록 하겠습니다. < www.segibak.or.kr  세계기독교박물관 성서사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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