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각 12(축소500).jpg       양각 나팔(축소500).jpg

<성경 구절>
- 제사장 일곱은 일곱 양각나팔을 잡고 언약궤 앞에서 행할 것이요 제 칠일에는 성을 일곱번 돌며 제사장들은 나팔을 불 것이며(여호수아 6장 4절)
- 제사장 사독이 성막 가운데서 기름 뿔을 가져다가 솔로몬에게 기름을 부으니 이에 양각을 불고 모든 백성이 솔로몬왕 만세를 부르니라(열왕기상 1장 39절)

<소장품 설명>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양각은 아름다운 나무 케이스에 들어 있어서 유대인들이 양각나팔을 얼마나 소중하게 다루는지 알게 해 준다. 나무 케이스에는 히브리어로 ‘가돌 테카아 베쇼파르’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나팔을 크게 불라’라는 뜻이다.
예루살렘에서 입수한 이 양각의 정확한 제작 연대는 미상이지만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좀이 먹어 나팔부분이 심하게 훼손되어 있다. 다행히 악기로 사용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다.

양각은 보기에는 단순해 보이지만 케이스가 없는 작은 것이라도 이스라엘에서 보통 40달러에 팔리고 있으며, 유대인들이 선호하는 아프리카 산양의 검은 뿔은 육백 달러 이상에 팔리기도 한다.

<양각 이야기>
양각은 양의 뿔을 말하며, 히브리어로는 ‘쇼파르’이다. 양각나팔은 세상에 알려진 가장 오래된 악기로서, 예배나 전투에서 신호를 보낼 때 사용되었다.
여호수아가 여리고 성을 점령할 때나 기드온이 미디안 군대를 물리칠 때에 사용한 것도 양각나팔이었다. 이 경우 성경은 나팔 또는 뿔 나팔로 번역하였는데, 성경에 나오는 나팔 중에는 금속제 나팔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혼동해서는 안 된다.

양각은 또한 새 왕에게 기름 부을 때 기름병으로도 사용되었다. 제사장 사독은 기름 뿔을 가져다가 솔로몬에게 기름을 부었고, 사무엘도 기름 뿔을 취하여 다윗에게 기름을 부었다. 그러나 사무엘이 사울에게 기름을 부을 때에는 양각이 아니라 목이 좁은 기름병으로 기름을 부었으므로(호크마 주석 참조) 혼동해서는 안 된다.

양(羊)은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수양은 뿔이 있고(창 22:13), 암양은 뿔이 나지 않는다. 따라서 양각나팔은 속이 빈 수양의 뿔을 골라 뾰족한 끝부분을 잘라 내고 그곳에 입술을 대어 불 수 있도록 만들게 된다. 그러나 기름 뿔로 사용할 경우에는 이 부분을 자르지 않고 그대로 기름을 담아 사용하였다(왕상 1:39).

성경에서 뿔 이야기가 가장 먼저 나오는 곳은 아브라함이 모리아 산에서 이삭을 잡아 제사를 드리려고 했던 장면이다. 이 날에 아브라함은 이삭 대신 수풀에 뿔이 걸린 수양을 잡아 번제로 드렸다(창 22:13). 유대인들은 이러한 선조들의 이야기를 좋아하며, 이 수양을 기념하는 뜻에서 종교적인 의식이 있을 때마다 양의 뿔로 만든 나팔을 불었다(「유대인들은 왜?」참조).
예를 들면 다윗이 언약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겨올 때 양각을 불었으며(삼하 6:15), 아사 왕 십 오년에 백성들이 예루살렘에 모여 하나님께 충성을 맹세하던 날에도 양각을 불었다(대하 15:14).

유대인들이 의식용으로 양각나팔을 사용한 것은 예루살렘 성전에서 행하던 예배가 그 시작이었다. 지금도 유대인들은 엘룰월(태양력 8~9월)이 되면 회당에서 매일 양각을 불어 한 달 후에 다가오는 신년과 대속죄일을 생각하면서 행동을 조심하도록 경고하고 있다.

모세는 두 번째 시내산에 올라 갔을 때 산 밑의 백성들이 또 다른 금송아지를 만들까봐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그는 매일 한 차례씩 양각나팔을 불어 백성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는 전승이 내려오고 있다.
탈무드는 양각나팔을 신비주의적인 면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양각나팔을 큰 소리로 자주 불면 사탄은 그 소리를 듣고 메시아가 온 것으로 착각하여 사람 헤치는 일을 중단한다는 것이다(「유대인들은 왜?」참조).

양각나팔을 부는 방법은 세 가지인데, 한 번의 긴 소리(트키아)와 아홉 번의 스타카토(트루아)는 민수기 10장 5절 이하에 나와 있다. 그리고 이 두 소리의 중간, 즉 세 번의 떨리는 음이 있는데 이것을 히브리어로는 ‘슈바림’이라고 한다.
양각나팔을 불 때는 위의 방법들을 조합하여 다음과 같이 열 번 불게 된다.
     트키아, 슈바림, 트루아, 트키아
     트키아, 슈바림, 트키아
     트키아, 트루아, 트키아

신년에는 양각나팔을 예배 직전에 위의 순서를 세 번 반복하여 불고, 예배 중간에 다시 세 번 반복하여 분다. 어떤 회당에서는 신년에 합계 100번을 불기도 한다.
성서시대에는 안식일에도 예루살렘 성전에서 양각나팔을 불었으나 성전이 무너진 후에는 중단되었다. 그후에도 안식일에 양각나팔을 불던 시대가 잠깐 있었으나 지금은 모두 중단되었다. 그 이유 중에는 안식일에 양각나팔을 가지고 다니는 것 자체가 안식일을 어기게 된다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이와같이 양각나팔을 부는 방법과 횟수는 시대나 지역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참고로 유대인들은 소의 뿔로 만든 나팔은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금송아지를 만들어 숭배하다가 모세에게 호된 질책을 당한 나쁜 기억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이스라엘 내에서 생산되는 짧은 양각보다는 아프리카에서 생산되는 검고 긴 산양의 뿔을 즐겨 사용한다.
(www.segibak.or.kr 세계기독교박물관 성서사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