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의 예언은 "딸 시온은 포도원의 망대같이, 원두밭의 상직막같이, 에워싸인 성읍같이 겨우 남았도다(사 1:8)"로 시작된다. 풍전등화같은 유다와 예루살렘의 모습을 잘 말해주고 있다.

이 중요한 도입부에 나오는 '원두밭의 상직막'이 무엇일까?
앞뒤 문맥으로 보아 짐작은 할 수 있으나 정확하게 설명하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웬만한 국어사전에도 안 나오는 단어들을 어찌 알 수 있겠는가.

원두밭(園頭―)에 해당하는 히브리 원어는 마크솨( מקשה)로서 키슈( קשא) 즉 호박에서 유래되었다. 따라서 원두밭은 호박밭으로 번역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호박 중에서도 둥글고 큰 동양 호박(C. moschata, Pumpkin)이 아니라 오이처럼 길쭉한 쥬키니 호박(C. pepo, Squash) 말이다.

돼지호박으로도 불리는 쥬키니 호박이 한국에 들어 온 것은 광복이후 미군이 한국에 들어 온 것과 시기를 같이 한다. 따라서 그 이전에 성경을 번역한 사람들은 이 단어를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 호박은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애굽 생활을 그리워하면서 먹고 싶은 음식들을 주절거리는 장면에도 나온다(민 11:5). 그들은 수박, 부추, 마늘과 함께 외를 먹고 싶어서 모세를 원망하였는데, 여기에 나오는 '외'가 바로 '호박'이다(정정숙 전도사의 성서식물).

참고로 원두밭(園頭―)을 큰 사전에서 찾아 보면 ‘오이나 참외나 수박 따위를 심은 밭’으로 풀이되어 있다.
성경의 여러 번역본들은 ‘미크솨’를 원두밭(개역한글), 참외밭(개역개정, 표준새번역, 공동번역), 오이밭(현대인의 성경, 히브리어 직역성경), 수박밭(쉬운 성경)으로 번역하고 있다.
영어 성경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여서 field of cucumbers(KJV, NASB), field of melons(NIV) 등으로 번역하였다.

이에 비해 상직막(上直幕)에 대한 해석은 간단하다. 쉽게 말하자면 원두막 즉 원두밭에 세운 막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원두막이라는 단어 대신 굳이 상직막으로 번역한 이유는 ‘밤에 숙직하는 곳’이라는 뜻이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히스기야 전후의 예루살렘은 에워 싸인 성읍 같아서 집안에서 편안하게 발 뻗고 잠을 잘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들은 원두막에서 도둑을 지켜야 하는 농부처럼 항상 깨어 있어야 하는 피곤한 생활을 하였던 것이다.

이런 고통 속의 이스라엘 민족에게 이사야는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사 2장), 예루살렘은 회복되며(사 49장), 우리의 질고(疾苦)를 지실 메시야가 오실 것(사 53장)이라고 예언하였다.
이사야는 참으로 민족의 횃불을 치켜 든 위대한 예언자였던 것이다.

지금의 한국에도 희망을 잃고 원두밭의 상직막에서 수고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마침 금년은 평양대부흥운동 100주년을 맞는 해이니 교회가 일어나서 민족에게 희망을 주어야 할 때이다.
< 출처 : 세계기독교박물관 www.segibak.or.kr 기독교자료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