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서는 여성들도 2년간 군 복무를 해야 한다. 남성보다 복무기간이 짧긴 하지만 불평하는 여성은 없는 것 같다.

이스라엘 여성들도 가끔은 한국 남성들처럼 군대 이야기를 한다. 테러를 진압한 이야기, 여성 장교로 복무하던 이야기 등 나름대로 일가견들이 있다.
그런데, 군복무를 하지 않은 여성은 이 자리에서 죄책감 같은 것을 느끼는 것을 보았다. 우리 사무실에 근무하던 유대인 여직원이 그런 케이스이다. 프랑스에서 대학을 마치고 이민왔으므로 그럴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진심으로 'Sorry'라는 말로 양해를 구했다.

유대인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남녀 모두 군에 입대한다. 따라서 입시전쟁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복무 후에도 바로 입시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6개월 정도 아르바이트 해서 돈을 번 후 6개월 동안 세계일주 하는 것이 유행이다. 여행 경비는 스스로 벌어서 충당하지만, 정부에서도 3D 업종에 종사한 사람에게는 격려금을 듬뿍 준다. 예쁜 주유소 주유원이나 씩씩한 식당 웨이트리스 대부분이 바로 갓 제대한 여자 아르바이트생들이다.

세계일주를 다니면서 견문을 넓힌 이들은 그제서야 비로소 진로를 정하고, 입시 공부에 매달린다. 모두들 이런 과정을 거치므로 입시 경쟁도 생각보다 치열하지 않다고 한다.
일선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의 학력 집계를 서두를 필요가 없으므로 몇 개월이 지나야 종합 성적표가 나온다. 그래서 군에 갈 필요가 없는 한국 교포 여학생 하나는 이 성적표를 입시때까지 받급 받을 수 없어서, 하는 수 없이 1년을 쉬었다가 진학하였다.

이런 나라에서도 군 복무를 면제받는 사람이 있다. 아랍계 국민과 정통 유대 종교인들이다. 전쟁공포증이 있는 사람도 의사 소견서를 내면 면제시켜 주지만, 그런 사람은 한 사람 밖에 보지 못했다.

여성들은 전투병으로 배치되기 보다 사무실이나 복지센터 같은 곳에서 주로 근무한다. 텔아비브에 있는 국방부 부근에서 여군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점령지 키부츠나 국경에서 검문을 맡는 여군도 있고, 식물원 가이드나 간호사로 일하는 여군도 있다.
그러나 여자라고 해서 기초 훈련을 덜 받는 일은 없다. 네게브 사막에서 성지순례를 하다 보면 머리를 길게 묶은 여성이 남자와 똑같이 훈련받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스라엘 군인과 이집트 군인을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이다. 20년전, 이집트에서 버스편으로 이스라엘에 입국하면서 본 양쪽 군인들은 적어도 그랬다.
이집트 군인들은 마지 못해 창문을 닦고 있었으나, 엉덩이가 큼직한 이스라엘 여군은 혼자서 스스로 쓰레기통을 뒤지면서 꼼꼼하게 테러 예방조치를 취하고 있었다. 그때 나는 애굽 산파가 바로에게 한 말이 생각났다. "히브리 여인은 애굽 여인과 같지 아니하고 건장하여 산파가 이르기 전에 해산하였더이다(출 1:19)."

내가 근무한 이스라엘 사무소의 현지 직원들은 모두 유대인 여성들이었다. 남성들은 매년 한 달씩 예비군 훈련에 동원되므로 업무에 지장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예비군들은 예고없이 소집되기도 한다. 급한 경우에는 예비군 수송차가 그 집으로 달려가면서 통보하기도 하고, 심지어 잠자는 사람을 불러 내어 곧장 태워가는 경우도 있다 한다.

내가 아는 사람중에는 예비군이 면제된 후에도 자원하여 봉사하는 사람도 있었다. 장교 출신인 그는 매년 포병으로 나가서 봉사하였다. 그리고 그의 직장은 그 시간을 유급으로 인정해 주었다.
항상 바빠 보이는 그에게 괜찮으냐고 묻자, 그는 이 한마디로 대답을 대신했다. "우리 딸도 군에 가 있는데 ......"
< 출처 : 세계기독교박물관 www.segibak.or.kr 김종식 장로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