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는 열 두 제자를  데리고 다니셨다. 갈릴리에서부터 예루살렘을 오가실 때에도 함께였다. 이렇게 무리지어 다니면서 예수님은 제자들과 3년 동안 고락을 함께 하였다.

이 무리의 모습은 매우 자연스럽고 평온해 보인다. 때로는 밀밭 사이로 함께 지나 갔고, 피곤하면 아무 곳에서나 주저앉아 쉬었다. 그럴 때마다 예수님은 한 마디라도 더 천국 비밀을 가르치려고 입을 여시곤 했다.

이렇듯 평온한 시기에는 훈련이나 리더쉽이라는 것이 별로 필요하지 않았다. 그래서 예수님은 가르침에 주력하셨다. 그런데, 사실은 평온할 때에 가르치신 그 진리가 제자들을 묶어 버렸다. 이것이 예수님의 가장 강력한 리더쉽이었던 셈이다.

마침내 위기가 닥쳤다. 제자들은 흩어졌고, 예수께서는 대제사장 앞에서 심문을 받아야 했다. 이때에 대제사장은 두 가지를 물었다. 그것은 ‘그의 제자들과 그의 교훈’에 대한 것이었다.
이제 예수께서는 제자들이 몇 명이며, 이름은 누구이며, 지금 어디쯤에 숨어 있을 것인지 불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제사장들과 사두개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부활론에 대해서도 설명해야만 했다.

예수의 눈에는 도망간 제자들의 모습이 어른거렸고, 저쪽에서 숯불을 쬐고 있는 베드로의 모습도 멀찌감치 보였을 것이다.
‘괘심한 놈들. 아니야, 그래도 앞으로 복음을 전해야 할 불씨들이지.’
하나님의 아들일지라도 이 순간만은 갈등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드디어 예수께서 입을 여셨다.
“내가 드러내어 놓고 세상에 말하였노라. 어찌하여 내게 묻느냐?”
예수께서는 두가지 질문 가운데 제자들에 대한 것에는 한 마디 대꾸도 하지 않으시고 건너뛰었다. 그리고 교훈에 대한 대답을 하면서도 대제사장이 땀을 쫙 흘릴 정도로 무안감을 주어 버렸다.
대제사장은 이제 제자들에 대해 물었던 것조차 잊어 버렸다.

베드로가 다른 제자들에게 말했다.
“나는 거기서 붙들려 죽는 줄 알았어. 그런데, 주님께서는 나를 못 본척 하셨어. 그리고 우리들이 붙들려 죽을까봐 한 마디도 안 하셨어”
요한이 말을 이었다.
“맞아, 우리는 모두 비겁쟁이들이야. 이제는 예수쟁이가 되어야 한다고”

나중에 베드로는 로마에서 말을 이었다.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도마, 마태, 안드레, 빌립, 시몬, 바돌로매, 다대오, 큰 야고보, 작은 야고보, 심지어 맛디아도 순교하면서 말했다.
“주여 저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고 요한은 밧모섬에서 이렇게 적었다.
“주 예수의 은혜가 모든 자들에게 있을찌어다. 아멘”
< 출처 : 세계기독교박물관 www.segibak.or.kr 김종식 장로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