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독교박물관 자료성경에서 속죄일이라는 단어는 레위기 23장과 25장에서 모두 세 번 나온다. 그러나 대속죄일이라는 단어는 성경에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 날을 대속죄일이라 부르는데, 그 이유는 유대인들이 워낙 대규모로 철저하게 회개하기 때문이다.

히브리어로 '욤 키푸르'라고 하는 이 날은 모든 유대인들이 육신적인 생활을 중단하고, 금식하면서 회개하는 절기이므로 대속죄일로 불릴 만도 하다. 회개하는 죄의 내용도 이 날에는 사람 사이의 죄가 아니라 하나님께 대한 죄로 국한된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어느 정도로 속죄일을 철저히 지키는지 이해하려면 욤키푸르 전쟁을 상기하면 된다. 1973년 10월 6일, 아랍 연합군은 이 날을 택하여 이스라엘을 총공격하였고, 이스라엘은 아랍군의 공격 정보를 입수하고도 군인을 포함한 전 국민이 금식과 회개에 돌입하였다. 그 결과 최초 24시간 동안 이스라엘은 고전을 면치 못하였다.
시나이반도와 골란고원을 되찾기 위해 이집트와 시리아가 주축이 된 이 전쟁은 21일 후 이스라엘의 승리로 끝났다.

필자는 이스라엘에 살면서 유대인들이 어떻게 속죄일을 보내는지 알아 보기 위해 이틀 동안 현장 학습을 하였다.
먼저 속죄일 전날 아침 10시에 예루살렘 최대의 재래시장인 마하네 예후다 시장을 둘러 보다가 매우 인상적인 장면을 목격하였다. 구약시대의 아사셀 염소 대신 닭으로 속죄하는 장면이었다. 시장에서 남자는 수탉을, 여자는 암탉을 사서 자기 머리 위로 아홉 번씩 빙빙 돌리면서 속죄 기도를 드리고, 그 닭을 도살자(쇼헷)에게 주어 죽이는 것이었다. 10세기 바벨론에서 살던 유대인들로부터 시작된 이 풍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으며, 죽은 닭으로는 가난한 이웃을 구제한다고 했다.
닭 잡는 사람이 속죄 기도를 대신해 주기도 하고, 자녀들 머리 위로 빙빙 돌려 주는 사람도 있었다. 이러한 속죄는 닭을 죽이는 과정이 핵심이므로 닭잡는 집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시장의 번화한 곳에서는 여러 구제단체들이 간이 책상을 갖다 놓고 구제금을 받고 있었다. 많은 유대인들이 구제금을 내는데, 구제금을 접수한 사람은 그 돈을 들고 역시 구제금을 낸 사람의 머리 위로 아홉 번씩 빙빙 돌리면서 속죄기도를 해 주었다. 영수증을 들고 기도해 주는 사람도 있었다.

그 다음에는 유대인들이 자기의 죄를 기록하여 냇물에 띄워 보낸다는 행사를 보기 위해 예루살렘 서쪽 계곡에 있는 엔 헤메드로 갔다. 그러나 이 날은 국립공원 문이 굳게 닫혀 있어서 그런 행사는 직접 보지 못하고 돌아오게 되어 매우 아쉬웠다.

그러나, 그 부근에 있는 엔 모사(Moza)에서 유대인들의 정결 장면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샘물을 받아 만든 서너 개의 노천 정결탕에 남자들이 발가벗고 들어가 머리 끝까지 담그면서 목욕을 하는 것이었다. 목욕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므로 특별한 의식은 없었으나, 필자가 갔을때 오십 여명이 모여 있었으므로 하루 종일 수 천명이 다녀 가는 듯했다. 나중에 찾아 간 다른 샘에서도 수십 명의 유대인 남자들이 목욕을 하고 있었다.

더욱 흥미있는 것은 자기 몸을 괴롭게 하는 장면이었다. 한 남자가 정결탕에 들어가기 전 웃통을 다 벗더니 가죽 허리끈을 남에게 주면서 자기 등을 때려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리고 자기도 손으로 배를 치면서 속죄 기도를 하는 것이었다. 참으로 보기 드문 진기한 장면이었다.

다음 날, 속죄일에는 아침 6시 반에 집을 나서서 샤론평야에 있는 헤르젤리야 유대 회당에 갔다. 속죄일에는 차량 운행이 불가능하므로 30분 이상 걸어서 가야 했다.
아침 7시부터 11시까지 4시간 동안 회당에 앉아 예배 절차를 지켜 보았다. 이 날은 안식일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었고, 예배 시간도 훨씬 길었다. 여자 하나는 2층 여인석에 앉아 심각하게 울면서 회개 기도를 드리는 것도 보았다.

속죄일에는 열차는 물론 비행기 운행도 중단되며, 도로에는 경찰 순찰차와 엠블런스 이외의 모든 차량이 운행 중단 되므로 사람들은 회당에 가는 외에는 가족과 함께 금식하면서 경건한 시간을 보내었다.  대신 아이들은 자전거나 롤러 스케이트를 타고 나와 국도나 심지어 고속도로에까지 들어 가 스릴을 맛보고 있었다.

<관련 성경>
- 칠월 십일은 속죄일이니 너희에게 성회라 너희는 스스로 괴롭게 하며 여호와께 화제를 드리고(레위기 23장 27절).
- 이 날에는 아무 일도 하지 말것은 너희를 위하여 너희 하나님 여호와 앞에 속죄할 속죄일이 됨이니라(레위기 23장 28절).
- 칠월 십일은 속죄일이니 너는 나팔 소리를 내되 전국에서 나팔을 크게 불찌며(레위기 25장 9절) 
<출처 : 세계기독교박물관  www.segibak.or.kr 유대 절기와 관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