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성지에서는 세 종류의 맷돌들이 발견된다. 그것들은 철기시대(사사시대와 왕정시대)까지 사용되던 손맷돌, 사사시대부터 병용된 ‘돌리는 맷돌(revolving mill)’, 그리고 신약시대의 연자 맷돌이다.
성서시대 여인들은 매일 3시간씩 맷돌질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삼손은 맷돌을 돌린 것이 아니라
히브리 원어가 ‘토헨’ 즉 ‘갈았다’이다. 만약 삼손이 감옥에 쪼구려 앉아 손맷돌을 밀고 당겼다면,
그의 마지막 모습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비참했을 것이다.


손맷돌

손맷돌은 직사각형 갈판(아랫짝)에 곡물을 올려 놓고 길쭉한 갈돌(윗짝)을 두 손으로 밀었다 당겼다 하면서 가루로 만드는 도구이다. 이런 맷돌질은 여인들의 중요한 일과였으며, 5인 가족 기준으로 하루 3시간씩 수고해야만 했다. 약간 다른 형태이기는 하지만, 한국에서도 얼마전까지 주먹만한 약맷돌 윗짝이 널리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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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에서 사용하던 약맷돌, 1700년대


맷돌은 생필품이었으므로 성경은 맷돌 윗짝을 전당 잡지 말라(신 24: 6)고 하였다. 채권자가 가난한 집에서 가져갈 수 있는 주요 재산 목록이었음을 알 수 있다.

전쟁통에도 여인들은 맷돌 윗짝을 챙겨야 했다. 데베스의 한 여인도 2층으로 도망갈 때에 맷돌 윗짝을 가지고 올라갔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적장 아비멜렉 왕이 1층에 나타나자 맷돌 윗짝(펠라흐)을 던져 그의 두개골을 깨어 버렸다(삿 9:53).


돌리는 맷돌

이스라엘의 맷돌들은 주로 골란고원의 현무암으로 만들어졌다. 가나안에 ‘돌리는 맷돌’이 도입된 시기는 철기시대 즉 사사시대 중기로 보이며, 매우 서서히 전파되었다. 따라서 위에서 말한 손맷돌은 왕정시대까지 병용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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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에서 1000년 이상 사용하던 맷돌


돌리는 맷돌 중에서 나귀나 다른 짐승들이 돌리는 큰 맷돌을 연자 맷돌(헬-뮐로스 오니코스)이라 한다. 올리브 기름을 짜기 위해서는 올리브를 으깨어야 하므로 이런 맷돌은 중요한 도구가 되었다.

블레셋의 주요 도시인 에그론(텔 미크네)은 고대 근동지방의 최대 올리브유 생산지였으며, 그곳에서는 올리브 프레스도 발견되었다. (참조-The New Encyclopedia of Archaeological Excavations in the Holy Land 제3권 1057쪽).


삼손이 연자 맷돌을 돌렸다?

(삿 16:21) 블레셋 사람들이 그(삼손)를 붙잡아 … 놋줄로 매고 그로 옥중에서 맷돌을 돌리게 하였더라

삼손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 그는 연자 맷돌을 돌린다. 물론 사사시대 말기인 삼손시대에는 손맷돌과 돌리는 맷돌이 병용되었을 것이다. 에그론의 경우를 본다면 연자맷돌도 사용되었을 것이다(연자맷돌은 신약시대에만 사용되었다는 학자도 있음).

문제는 성경 내용이다. 한글 성경들은 블레셋 사람들이 삼손으로 하여금 ‘맷돌을 돌리게 하였다’라고 나오지만, 영어 성경들은 ‘갈았다(grind)’이고, 히브리 원문도 ‘토헨(타한)’ 즉 ‘갈았다’이다. 삼손이 연자맷돌을 돌렸다면 성경은 이 일을 달리 표현했을 것이다.

만약 삼손이 감옥에 쪼구려 앉아 손맷돌을 밀고 당겼다면, 그것은 연자 맷돌을 돌리는 것보다 훨씬 더 비참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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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병이어교회 뜰에 있는 연자 맷돌


자세한 내용은 다음 자료들을 보면 참고가 된다.

1) http://blog.naver.com/qara66/127240747

2) http://blog.naver.com/ujulccigu/110143785472

3) "Does archaeology shed any light on the story of Samson pulling down a Philistine temple?", ChristianAnswers.net

4) "Some Archaeological Notes on Deuteronomy", Jeffrey H. Tigay, University of Pennsylvan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