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예배는 본교회에 가지 못하고 양수리 주변에 있는 한 전원 교회에 출석했다. 교회 건물이 하도 멋있어서 교회에 들어 가면서 물어 보았다. “여기 교회 맞습니까?”라고. 예배도 은혜로왔고, 말씀도 좋았다. 특히 피아노 반주는 일품이었다. 일주일에 몇번이라도 명품 피아노 반주를 들으면 좋을 것 같았다. 앞으로 얼마나 될지 몰라도 당분간은 이 교회에 다녀야 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예배가 끝나고, 목사님과 악수도 했다. 여느 교회처럼 “점심 식사 하고 가세요”라는 말도 들었다. 마당에 나오니 장로인지, 집사인지 한 멋진 남자도 “점심 식사 하고 가세요”라면서 악수를 청했다.

어차피 먹어야 하는 점심, 못 이긴 척 혼자 식당으로 들어 섰다. 좀 멋쩍었다. 그런데, 그 다음이 더 문제였다. 식당 안에는 준비하는 권사님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지만, 식사하러 온 사람은 나 혼자 뿐이었다. 우두커니 서 있다가 벽에 걸린 사진들을 하나씩 둘러 보았다. 여섯 개나 되는 사진들을 다 둘러 보았지만, 아직 나 혼자였다. 이번에는 거꾸로 사진을 하나씩 훑터 보았다. 또 끝났다. 4~5분은 족히 흐른 것 같은데 누구도 말 붙여 주는 사람이 없었다.

이건 분명 누굴 희롱하는거야. 더 이상 기다리면 나는 얼굴 두꺼운 사람이 되거나 거지가 되는거야. 혼자 중얼거리면서 성경책을 도로 들고 구두를 신었다. 마당으로 나오자 교인들은 자기들끼리 뜰에서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슬며시 빠져 나와 차에 오르자 아까 그 사람이 따라 오더니 왜 가느냐고 물었다. 그냥 점잖게 “다음에 오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시동을 걸었다.

배가 고팠다. 집에 가도 밥 없으니까 내가 좋아하는 국수집으로 들어가 6천원짜리 곱빼기를 주문했다. 곱빼기인데도 배가 충분히 부르지 않았다. 약간 흥분한 탓일까. 국물까지 싸악 다 마시고 나서야 “이제 일어서도 좋다”는 신호가 올라 왔다.

지난 달에도 다른 교회에 갔지만, 주차장에 내려 서서야 “식사나 하고 가시지요?”라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이런 수모는 나만 겪는 문제가 아닌 듯 하다. 외국에 근무할 때, 직장 동료가 인계 하면서 “그 한인교회는 가지말라”는 조언을 해 주었다. “새로 부임하여 그 교회에 갔었는데, 예배 후에 누구 하나 말 붙여 주지 않더라”는 것이 이유였다. 부부가 깔끔하게 차려입고 갔는데도 그런 외면을 받았다면 분명히 그곳은 건강한 교회가 아니었을 것이다.


다들 뭐가 그리도 바쁠까? 자기들끼리 이야기는 나중에 해도 되잖아.

장로인 내가 가도 남의 교회는 서먹한데, 만약 예수님 믿겠다고 자기 발로 온 초신자가 오늘 내 꼴을 당했다면 그는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무슨 교회가 이래?

이 글은 건강한 교회가 되기를 바라는 교회들에게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려 주기 위해 솔직한 마음으로 쓴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