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리 수양관에는 주일 정기 예배가 없다. 나는 주일 예배를 드리기 위해 아침 6시에 수양관을 출발하여 교회로 향했다. 내리막길로 30분을 걸어 내려와 큰 도로까지 나왔으나 교회는 없었다.

거기서부터 양수리 쪽으로 부지런히 30분을 걷자 비로소 아담한 교회 하나가 보였다. 기쁜 마음으로 걸어가 문을 밀었더니 문은 잠겨 있었다.

교회 문이 잠겨 있다니. 주일 아침 7시인데...... 교회가 저녁에 문을 잠그고 아침에 문을 연다면 회사나 공장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마음이 답답해졌다. 유리문 틈으로 교회 안을 들여다 보다가, 주위를 서성거려 보다가 결국은 돌아서야만 했다.


1시간을 걸었으므로 무거워진 다리를 끌고 다시 양수리 쪽으로 걸었으나 좀처럼 교회가 보이지 않았다. 그 흔한 교회가 이곳에는 왜 없는 것일까. 교회는 왜 서울에만 모여 있을까?

양수역을 지나 시내까지 들어오자 십자가 두 개가 보였다. 그중 하나는 병원이고, 하나는 교회였다. 다행히 교회 문이 열려 있어 들어 갔으나 2층 예배실은 굳게 닫혀 있었다. 좁은 입구에 놓인 탁자에는 헌금 봉투가 빼곡하게 꽂혀 있고, 시든 꽃병도 두 개 놓여 있었다. 그러나 성경책은 고사하고 그 흔한 전도지나 주보 한 장도 눈에 보이지 않았다. 오 주님, 갈급한 영혼이 갑자기 이 교회를 찾아왔다면 헌금 봉투만 보고 가겠습니다.


나는 이미 두 시간이나 걸었으므로 이제 더 이상 걸을 수가 없었다. 부근에는 다른 교회도 보이지 않았다. 이게 세계 선교를 책임지고 있다는 대한민국 수도 외곽의 주일 아침 현실이라니. 두 시간이나 돌아 다녔지만 기도할 장소 하나 찾지 못하다니.

하는 수 없어 2층 복도에 놓인 탁자를 붙잡고 기도했다. “하나님, 한국 교회가 왜 이리 되었을까요? 왜 스스로 문들을 닫는 것일까요. 차라리 비싼 전자제품들을 내다 버리고 교회 문들을 열게 해 주옵소서.


나는 양수역 부근까지 돌아 와 토스트 가게로 들어갔다. 길가에 아담한 데크를 만들고, 거기에 파라솔을 꽂아 둔 모습이 그럴 듯했다. 5,000원에 토스트 두 개를 사서 주위 경관을 즐기면서 먹기 시작했다. 정장을 하고 혼자 먹으니 마치 외국에 출장 와 호텔 식사를 하는 느낌이 들었다. 새소리를 들으면서 천천히 토스트를 먹었다.

토스트를 다 먹은 후, 나는 친절한 주인에게 메모지를 달라 하여 오늘 아침 있었던 일들을 적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게 사진도 한 장 찍었다.


이 좋은 아침에 토스트 가게는 문을 열었는데, 교회는 왜 문을 닫았을까.

토스트 가게는 편안한데, 교회에는 왜 앉을 자리 하나 없었을까?

토스트는 돈을 주면서도 사 먹는데, 교회에는 그냥 오라고 해도 왜 사람들이 잘 안 올까?

나는 그 가게에 한 시간이나 그대로 앉아 있었다. (2012. 10. 7, 주일)

( 출처 : 세계기독교박물관 김종식 관장 칼럼,   www.segibak.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