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반적으로 애굽으로 내려간 야곱의 가족이 70명이고, 430년 후에 출애굽한 인원은 남자 어른 기준 60만명이었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사도행전 7장 14절에 보면 애굽으로 내려간 인원이 75명으로 나온다. 어찌된 일일까?

먼저 이 스토리가 나오는 창세기 46장 26절 이하를 보자.
“야곱과 함께 애굽에 들어간 자는 야곱의 며느리들 외에 육십육 명이니 이는 다 야곱의 몸에서 태어난 자이며 애굽에서 요셉이 낳은 아들은 두 명이니 야곱의 집 사람으로 애굽에 이른 자가 모두 칠십 명이었더라”

이 본문에 의하면 애굽에 들어간 사람은 모두 69명밖에 안 된다. 야곱과 함께 간 사람이 66명이었고, 미리 들어 가 있던 요셉, 그리고 그의 두 아들까지 합쳐도 69명인 것이다. 참고로 여기서 며느리들의 숫자는 제외되므로 요셉의 부인도 당연히 제외되었다. 그렇다면 어찌된 일일까?
정확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창세기 46장을 분석해 볼 수 밖에 없다.

<레아의 자녀들> : 32명(딸 디나 포함)
1. 르우벤 : 하녹, 발루, 헤스론, 갈미
2. 시므온 : 여우엘, 야민, 오핫, 야긴, 스할, 사울
3. 레위 : 게르손, 그핫, 므라리
4. 유다 : (엘-사망), (오난-사망), 셀라, 베레스, 세라, 헤스론(증손자), 하물(증손자)
5. 잇사갈 : 돌라, 부와, 욥, 시므론
6. 스불론 : 세렛, 엘론, 얄르엘
* 딸 : 디나

<실바의 자녀들> : 16명
7. 갓 : 시뵨, 학기, 수니, 에스본, 에리, 아로디, 아엘리
8. 아셀 : 임마, 이스와, 이스위, 브리아, 세라, 헤벨, 말기엘

<라헬의 자녀들> : 11명
9. (요셉) : (므낫세), (에브라임)
10. 벤냐민 : 벨라, 베겔, 아스벨, 게라, 나아만(증손자), 에히, 로스, 뭄빕, 훕빔, 아릇(증손자) * 증손자 명단은 민 26:40 참조

<빌하의 자녀들> : 7명
11. 단 : 후심
12. 납달리 : 야스엘, 구니, 예셀, 실렘

여기에서 요셉 가문을 제외하면 합계가 66명이므로 창세기 46장 26절에 나오는 숫자가 정확하다. 문제는 66명에서 애굽에 미리 내려 가 있던 요셉, 므낫세, 에브라임(창 46:20~27)을 더하면 합계가 70명이 되어야 하는데 69명밖에 안 된다는 점이다.
1명은 왜 모자라는 것일까? 그 해답은 바로 야곱 자신 때문이다. 야곱의 이름은 위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성경은 레아의 자녀 숫자가 실제로 32명뿐인데도 합계를 33명이라고 한 것이다(창 46:15).

그렇다면, 사도행전은 왜 애굽에 내려간 가족의 합계가 75명이라고 했을까?
이 문제를 푸는 일은 결코 간단하지 않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애굽에서 태어난 요셉의 다섯 손자들이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요셉이 보내어 그 부친 야곱과 온 친족 일흔다섯 사람을 청하였더니 야곱이 애굽으로 내려가 자기와 우리 조상들이 거기서 죽고(행 7:14~15)"

우리가 읽는 개역 성경은 맛소라 사본과 불가타역을 근간으로 번역된 책이다. 즉 개역 성경은 주로 흠정역판(King James version)을 참고하여 번역되었는데, 그 기본이 맛소라 사본과 불가타역인 것이다.
맛소라 사본과 불가타역은 히브리 원문에 가장 충실한 책으로 애굽으로 내려 간 인원을 70명으로 기록하고 있다.

히브리어 성경은 헬라시대에 헬라어로 번역되었는데, 이것을 흔히 70인역이라고 부른다. 70인역은 야곱의 가족들이 430년간 살던 애굽(알렉산드리아)에서 집필된 것으로, 당시 번역가들은 요셉의 다섯 손자들을 숫자에 넣을 것인지 넣지 말아야 할 것인지 고민하였던 것 같다(대상 7:14~27, 민 26:28이하). 왜냐하면, 유다와 벤냐민의 손자들은 70인 속에 포함되어 있는데 소위 주인공격인 요셉의 손자들은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그들은 결국 다섯명을 포함하여 애굽으로 내려간 야곱의 가족 숫자가 75명이라고 번역하였다.

예수님 당시 초대교회들은 BC 2세기에 기록된 이 70인역을 참고하였을 것이다. 더구나 사도행전에 75명이라고 말한 스데반은 헬라파 유대인들의 대표로 선출될 정도로 헬라어에 익숙한 집사였으므로 성경도 히브리어 보다는 헬라어로 된 70인역을 즐겨 읽었음이 분명하다.
따라서 스데반으로서는 애굽으로 내려간 야곱 가족의 숫자를 75명으로 알았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70명과 75명의 차이는 번역 과정에서 현실을 반영한 숫자와 그대로 둔 숫자 사이의 단순한 차이일 뿐인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오히려 야곱의 증손자 즉 유다의 손자 헤스론과 하물, 그리고 벤냐민의 손자 나아만과 아릇이 포함되었다는 점이다. 이들은 애굽으로 이주할 시기에 아직 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데도 이름이 들어 있는 것이다.
야곱 가족이 애굽으로 이주한 시기는 요셉의 나이가 40세 전후일 때다. 아직 흉년이 5년이나 남았다고 한 요셉의 말을 통하여 계산한 결과이다. 이 시기에 실존한 사람을 알아내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지만, 성경과 역사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증손자들이 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창세기에는 왜 증손자들의 이름들이 들어 간 것일까? 그것은 창세기의 저자와 민수기의 저자가 모두 모세라는 점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즉 모세 당시에 번성한 가문이 있다면 저자로서는 그들의 조상에 대해 아무래도 신경이 쓰일 것이고, 좀더 구체적으로 기록할 의사가 생기는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민수기를 기록하던 모세가 얼마 전에 기록한 창세기를 도로 꺼내어 그들의 조상 이름을 좀더 구체적으로 적었다 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을 것이다.
<출처 : 세계기독교박물관
www.segibak.or.kr  기독교 자료실>